우연히 가게 된 논산 마음수련




꽤 오래전 일이다.

석사 공부를 시작하고부터 갑작스레 시작된 원인 모를 두통과 위통을 줄여보기 위해 시작한 등산과 그때 우연히 만난 아늑한 절간, 그때 그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 중에서도 나의 가장 강력한 기억 속 추억을 따라 논산에 있는 계룡산으로 차를 몰았다. 유독 무속인이 많았던 계룡산 인근, 가는 길에도 굿당 간판이 여기저기 보이더니 이제 곧 계룡산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계룡산이다.
차를 신원사 주차장에 대기 보다 근처 공터에 세운다.
일상의 일탈이니만큼 주차 또한 괜시리 정해진 곳을 벗어나고 싶었나 보다.

살짝 추운 감이 있었지만 볕이 따뜻했고 바람도 적당히 선선하여 완벽한 날씨였다.
세월은 걷잡을 수 없고 모든걸 변화시킨다지만 산과 절 만큼은 세월을 피해 시간이 5배는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

고맙게도 이런 공간에선 나처럼 느려터진 사람은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면 저절로 마음수련이 되는 거 같다.

신원사 계곡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좋은 글귀가 곳곳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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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이 웃고 있으면 가슴이 웃고

   가슴이 웃고 있으면 온몸이 웃는다.

   온몸으로 크게 한번 웃고 나면 십년은 젊어지는 느낌이 팍팍 든답니다.

  웃으면서 살아요.


  수행이란!
 안으로는 가난을 배우고

 밖으로는 모든 사람들을 공경하는 것이다.
          


성철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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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련
Photo by my Camera


이곳의 목탁소리, 물소리, 새소리 그리고 어우러지는 바람소리는 언제 들어도 완벽하다.

딱 들어맞는 기분 좋은 이 느낌을 찾아 주말마다 휴일마다 그렇게 산을 찾아 다녔나 싶다. 참 신기하게도 산 이나 절간 안에 있으면 세상만사 모든 일을 다 수용하고 감사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 잠깐의 평온은 차로 내려오는 걸음 걸음에 다 사라지고 만다.
또 다시 묵직하게 마음을 짓누르고, 무언가가 ‘빨리 안 할래?’라며 나를 재촉한다.
알다가도 모를 이 묵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산을 찾는 것 외다른 것은 없었다. 

오늘은 차를 몰고 돌아가는 길에 새로운 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알다가도 모를 마음을 수련한다고?
꽤나 자주 왔던 신원사인데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일까. 궁금했다.
마음을 수련하고 싶어 그렇게 절간을 찾아 헤맸는데 그런 곳이 있단 말인가?

800m 방향 표시를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마음수련 이라는 곳의 정문에는 '마음 닦는 문' 이라고 적혀있었다.

그 문을 지나니 반대편에는 '하나되는 문'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마음을 닦으면 하나된다는 의미겠지 하며 들어가보았다.

세련된 현수막들로 이 곳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알 수 있었다.뭔가 신기했다.

큰 건물이 2개였고 그 중 한곳은 통유리로 된 식당도 있었다.
건물 뒤편으론 꽤나 오래돼 보이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었다.
반대편으로는 너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는데 그 뒤로 보이는 계룡산자락의 능선이 예술이다.

우연히 찾아 왔지만 이름 때문인지 무엇인지 서 있는 소나무 조차도 내 마음을 토닥토닥 공감해주는 것 같았다.

이왕 온 거 상담이라도 받아보고 싶었지만 어둑어둑해지고 있어 갈 길이 먼 나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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